시장 실패의 가장 큰 사례 중 하나가 우리나라 통신시장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의 통신시장은 아주 기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말기 제조사와의 담합으로 단말기 가격을 있는 대로 부풀려 놓고, 보조금을 지급하여 마치 선심 쓰는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 또한 보조금 재원과 망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고객을 고액 요금제에 묶어 놓고 있다.

 이러한 기형적 구조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계층은 바로 소비자이다. 정찰제와 달리 보조금 지급의 경우는 고객의 정보력에 따라 지급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이 지급되어도 통신사는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그 차액은 고스란히 통신사의 수익으로 돌아간다. 결국 통신사들은 부당이득을 챙기는 것이다.

 소비자의 피해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지하철에 달려 있는 와이파이 존을 보았다면 중복 투자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것이다. 각 통신사의 상호 배척으로 인한 LTE, 와이파이망의 과도한 중복 투자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그 손실은 고스란히 통신요금 인상으로 돌아왔다.


통신사들의 대표적인 뻘짓, 지하철 와이파이 존.


 예전에야 휴대전화는 사치품에 불과했지만, 전 국민이 휴대전화 하나쯤은 모두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망은 공공재에 해당할 것이다. 3대 통신회사가 이미 거대화된 이상 통신망을 도로 국유화할 수는 없겠으나 정부에서 통신망의 효율적 관리를 시도할 수는 있다. 가계 지출의 상당수를 통신비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정부는 신규 중복 투자를 막고 통신망의 표준화를 시도하며, 통신사와 제조사간의 밀월관계를 차단하고 단말기 가격을 합리화해야 할 것이다. 시장의 실패는 오직 정부만이 바로잡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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