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많이 화젯거리에 오르고 있는 것들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있다면 저작권일 것이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전쟁도 그렇고, 가수들 간의 표절 시비도 그렇고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작권을 보호함으로써 창작자의 창작 의지를 고취하고 문화와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과연 현재 지식재산권에 대한 법률은 유효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지금처럼 저작권을 보호하는 것이 최선일까?

'내가' 순수하게 창작한 것은 존재하는가?

 바르트가 그의 논문 <저자의 죽음>에서 밝혔듯이 한 사람의 저작물은 실제로 자신의 순수한 창작물이 아니다. 저작자는 단지 주변에서 접했던 이전의 저작물들과 그 사람이 속한 문화를 새로 엮어 재구성하는 사람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저작자는 저작물에 대한 주인이 될 수 없으며, 기여자일 뿐이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우리 주변의 구조에 의해 지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창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조차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재구성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저작자가 저작물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보장받는 것은, 그 이전에 존재한 모든 저작물들로 인해 발생한 기여를 무시하는 행위이며 독선이다. 저작물이 저작자의 온전한 소유물이 아닌 사회적 생산물이므로 저작물은 마땅히 사회에 공개되고,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작자는 저작물이 어떠한 형태로든 공유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또한, 자신의 저작물이 그러했듯 다른 저작물을 생산할 때 자신의 저작물을 참고하고 응용하는 행위도 막을 수 없다.


자유 이용, 정당한 보상

 그렇다고 해서 이전에 존재했던 사회적 유산을 재구성한 저작자의 공로를 무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어떤 식으로든 저작자의 성취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저작물은 사회적 생산물이므로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저작자는 아무 조건 없이 저작물을 공개하되, 이용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대가로 받으면 되는 것이다.

 '자유 이용, 정당한 보상' 의 필요성은 단지 철학적 이유만 있지는 않다. 대한민국의 저작권법은 법의 존재 목적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제 1조(목적) 이 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과연 저작권법이 법이 기술한 대로 문화와 산업, 창의성을 고취할 수 있는 데 유효할까? 나는 좀 회의적이다. 강력한 저작권법은 창작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고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혹자는 저작권법이 창작자로 하여금 저작에 대한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보호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많은 창작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작권법이 그러한 목적으로 존재한다면, 저작자 사후 50년간 저작권이 보호되는 조항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설마 죽은 사람이 창작을 할 수 있는가? 이 외에도 저작권법은 과연 저작자를 위한 조항인지 의심되는 것들이 많이 존재한다. 저작권법은 결국 순수한 창작의 목적을 훼손하고 저작권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중계자'를 위한 법인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유 이용, 정당한 보상' 시스템은 저작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저작물에 대한 접근권을 제한받지 않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저작자는 저작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소비자로부터 직접 전달받을 수 있다.

 '자유 이용, 정당한 보상' 은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을 창출한다는 점에서도 유익하다. 앞서 말했듯이 창작은 사회적 생산이며, 따라서 창작을 위해서는 충분한 이전 저작물들의 참고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는 창작자들에게 필요한 사전 지식을 접할 기회를 늘림으로써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저작물들의 생산의 바탕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저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저작물을 공유할 수 있는 CCL 제도는 훌륭하다. 마음만 먹으면 전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저작물을 복사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에서의 저작권법 또한 공급의 방법을 통제하기보다는 소비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보호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