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들어가는 SNS 계정들을 전부 정리했다. 이유야 뭐 뻔한 것 아니겠는가. SNS(특히 트위터)에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고 있었다. 잠시 틈만 나면 타임라인을 들여다보고 있었으니.

 트위터를 접하게 된 건 대학교에 입학하고도 좀 지나서였다. 친구 녀석들이 모두 트잉여였던지라, 그 녀석들이 뭘 하는 지 알기라도 하려면 트위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입 후 그 친구들을 팔로우하고 나니 비로소 몇 달간 소식이 없어 죽은 줄 알았던 놈들의 행방을 알 수 있었다. 며칠간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다.

 그러다 주변 소식만 듣는 것도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팔로우 추천에 뜬 유명인사들을 중심으로 팔로우해 나갔다. 슬슬 트위터 중심 화제가 내 타임라인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짐짓 아는 체하는 사람들이 휘갈겨 놓은 수많은 트윗들이 눈에 띄었다. 이건 내가 끌릴 수밖에 없는 매력이었다.

 트위터는 매일 화제가 몇 번씩 바뀌곤 하는, 굉장히 회전률이 빠른 SNS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타임라인을 나는 하나라도 놓치기 않기 위해 하루에도 몇십 번씩 트위터를 확인하곤 했다. 트위터를 하면서 관심사도 많이 넓어졌다. 페미니즘도 그런 식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들 중 하나다. 부끄럽지만.

 그렇게 트위터를 보면 묘한 쾌감을 느꼈다. 조각조각 나뉘어 있지만, 어찌 되었건 지식들의 파편을 큰 노력 없이 얻는 느낌. 그러나 한편으론 열등감과 패배의식이 쌓여갔다. 저렇게 많이 아는 사람들 틈에서 내가 설 자린 없었으니까. 내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내 계정에서의 트윗은 결국 자폐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트위터에 대한 내 감정은 미묘하다. 애증이라고 해야 하나.

 트위터는 무엇인가 유용한 정보를 습득하는 쾌감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창구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애초에 140자에 유용한 지식들이 담길 수 있을 리가. 오히려 '알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스스로 공부해 보려는 의지를 떨어뜨리는 장애물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당분간 멀리하기로 했다.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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